孝와 불효 사이의 거리
울엄니 없는 하늘 아래는 상상해본적 없는 막내딸이라,강제로 울엄니 모시고 영양제 맞는 2시간동안 곁에서 지키고 있지요.
떠날 준비하는것 같아 덜~컥 겁이 나서리...아미노산 한 방울 한 방울 들어갈때마다 가슴 조이며...낼, 대학병원 예약했네요.
지금까지처럼 건강하게 살아주신다면, 더 큰 福은 바라지 않겠다는 간절한 막내딸의 바램을 눈치챈 의사샘~30분마다 주사실와서 체크했다는거~
울집앞 본죽,테이크 아웃 단골로 눈도장 찍은건지...요~레,건강차 서비스도 주네요.
그제는 쇠고기죽,어제는 팥죽,오늘은 녹두죽...그러나 항암약 부작용으로 입맛을 완전히 잃으셔서 못 드신다네요.
한 해를 마무리하는 끝자락이라 人山人海인 스파시스, 그잖아도 불가마 3번만 들어갔다 가려니...오라버니가 전화로 재촉해서 퇴장!
빨리 안 온다는 오라버니 재촉 전화받고, 본죽 들렀다 간다니 드시지도 못하는 죽 사오느라 시간 낭비한다고 엄청 쿠사리 맞고 가는 중이에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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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생이란, 등에 지면 짐이 되고 가슴으로 안으면 사랑이 된다는 걸 알게해준 울엄니랑 보내는 어느 하루,
부잣집 할머니라는 수식어 달고 살면서도~~여유롭고 화려한 생활대신,겸손하고 검소해서 짠순이 할매인줄 알겠지만
기부왕!이라는거 아는 사람은 다 알잖아요.
내 나이 10살에 아빠가 돌아가시고,스무개가 넘는 방은 월세를 놓아~울집 마당엔 늘 사람들로 북적였으며...
가정부 언니가 인솔하던 새침했던 내가 아닌,방이 많은 울집을 아지트 삼아~그 시대만 가능한 불법과외,4학년때 담임샘의
그룹 과외는 독(?)이 되어 ~~이해로 하는 공부가 아닌 답만 외우는 꼼수로 과외받는 친구들이 우등생이었으니 원!
그렇게 학습 능력이 저하되고~중등 시절엔 아가사 크리스티 추리소설에 빠져 공부와는 점.점... 멀어졌지요.
멋내고,놀러다니고,돈 쓰는 재미에 빠진 막내딸은~~여섯살 위의 언니보다도 한참 먼저 철없던 나이에 결혼해서는
첫 해부터 울 엄니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사건과 사고는 또 얼마나 많았던 걸까요( 넘.넘 죄송한 세월이네요.)
별일 없이 산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게되는 나이가 되어서야,불효로 살아온 인생에 뒤늦은 후회가 생겼지만...
쉰 넘어까지 울엄니만 믿고 사는 의지력 꽝!인 막내딸이라 조금만 더~~하며,항암제 부작용의 심각성을 모르고 처방받았는데
고통받는 엄마의 아픔 뒤에서... 울엄니 옷자락을 잡고 싶은건 내 이기심 인걸까요???